오래 전부터 수동적이고 자주성이 없다는 말을 종종 들어왔다

 

 

돌이켜보면 그렇다

 

 

하지 말라고 해서 안했던 것들, 하라고 해서 억지로 해보려고 했던 것들

 

재수, 대입, 과제, 일, ...

 

아무것도 안했던 것 보다는 나은 결말이었지만 수동성을 벗어나는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하고싶어서 시키지 않아도 했던 것들도 있다

 

하고싶어서 했던 것들

 

게임, 소설쓰기, 그림, 음악, 운동, 재테크, 자기관리, ...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지 않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지식과 경험이 좀더 많아진 고3의 나와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그 시점으로 되돌려놔도 공부는 조금 더 쉬울지언정 제대로 하지는 않았겠지

 

 

다만 경험적으로, 하고싶지 않아도 해 두면 이익이 되는 것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다

 

공부나 독서는 지적 허영심을 채울 수 있게 해주고, 그림은 눈이 즐겁고 주목받는듯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

 

 

어느정도의 능동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일반인 수준에는 한참 못미치지만..

몸이 내는 병의 신호에 대처하고, 짊어진 것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고 스스로 미래를 결정하기 위해 애쓰는 것

 

 

천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바뀌기 어렵다

 

따라서 수동성이 큰 현 시점에서 취할 수 있는 전략을 두가지로 분류해보았다

 

수동성 유지의 경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시도를 끊임없이 해본다. 다만 드라마틱하고 구체적인 인생설계는 힘들다

 

능동성 확보의 경우, 주어진 상황을 개선하려 노력한다.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방향성을 설정한다

 

 

능동성을 일반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것이 목표다

 

내가 유의미하게 바뀌지 않는 시점이 올때까지 능동성 캐퍼시티를 최대한 확보하고, 그 이후로는 좋든 싫든 흐름에 맞추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아직 나를 바꿀 수 있을 때 최대한 노력해야만 한다

오늘은 자취방(원룸이다)의 작업 환경을 내가 생각하기에 합리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이때 두 가지 조건에 초점을 두었다.

 

1. 조명

조명은 집중도 및 눈의 피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적어도 내 경험상으로는 그렇다.

다짜고짜 인터넷에 검색해도 이론적인 결과물을 빠르게 찾을 수는 없어 영문 블로그를 참고해 책상 위치를 변경했다.

 

이때 두 가지를 고려하여 모니터의 위치를 설정했다.

 

먼저 자연광이다.


자연광은 가장 좋은 빛이라고 하고 가능한 많이 들여보내라는 내용이 있어, 동향인 내 방의 이점을 살려보기로 했다.

뒷산이 있어 햇빛을 완전히 잘 받지는 못하지만 초목이 잘 보이는 원룸이고, 나름 아침에는 방의 끝까지 빛이 들어오기에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이전에 창문으로만 막혀있어 춥지 않을까 생각했기에 뽁뽁이로 큰 창문 전체를 도배해뒀는데, 조금의 냉난방비 상승치보다 조명과 시야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망설임없이 북북 뜯어냈다.

 

뜯어내놓고 보니 지난 4년간 바보같은 짓을 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자연을 좋아하는데 스스로 내방의 장점을 가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거기에 추가로 베란다의 옷걸이가 시야를 살짝 가리고 있어서 책상을 옮기며 확보된 공간으로 들여놓았다.

 

이것으로 창문의 시야는 완벽하게 투명하다.

 

방충망이 살짝 거슬리는데 이 부분은 어쩔수 없지 싶다. 추후 타겟 키워드는 환기 및 온습도니까 그를 위해서도 방충망은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항상 비추는 조명이다.

마침 중앙에 꽤 밝은 LED등이 있어 이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이전에는 배선을 고려해 책상을 구석에 밀어놓고 약한 형광등을(원룸에 등이 두개가 있다) 사용했다.

 

 

이렇게 자연광과 상시조명을 동시에 고려하여 이차방정식의 해를 찾은 결과

 

모니터의 중심선이 조명의 중앙을 바라보며, 그 배경에 창문 밖의 자연이 보이도록 책상을 옮겼다.

 

 

조금 더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첫날은 매우 만족스럽다.

 

 

2. 정리

시야에 들어오는 물건은 하나하나가 부하가 되어 뇌의 연산량을 잡아먹는다는 말이 있다.

 

이에 동의하는 입장으로서 시야 밀도의 경량화를 진행했다.

그냥 방 정리를 했다.. 와는 조금 다른 관점이다. 물론 방 정리도 했다.

 

 

우선 듀얼모니터 중 하나를 제거했다.

 

언제부턴가 듀얼모니터는 각종 메신저와 동영상 등 딴짓에만 이용되고 있는 걸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책상이 작아서 뭔가를 많이 두면 너무 좁기 때문이다. 오히려 좋다.

 

모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환경을 보고 감명받은것도 한몫했다.

책상 위에 모니터 하나, 키보드, 마우스, 판타블렛만 있더라. 거기에는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모든 아티스트의 작업공간이 asthetic할 필요는 없다.

 

또, 책상 위에는 화이트보드 달력과 탁상시계를 두었다.

 

 

역시 만족스럽다.

 

 

모든 건 조명과 정리를 제 1원칙으로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모든 것이 희생되었다.

 

하루치 주말의 시간, 배선을 위한 몇 가지 정리도구를 위한 약간의 돈이 들었다.

하지만 얻은게 훨씬 많았다.

 

돈이 없는 학생 시절에는 이런 류의 소비는 나랑은 관련 없는 이야기인줄만 알았다.

조금만 더 일찍 경제적으로 독립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문득 든다.

 

 

내게 없는걸 얻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것들로 나를 채워나가야만 한다.

정보를 통제하고 강제로 나에게 유용한 정보만을 주입하여 일상을 살아가야만 한다.

그렇게 살기로 결심했다. 그렇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기에.

생활비 제 1년에 비축 가능한 금액 보수적으로 1500만원

1년을 통으로 쉬었을 때 이정도의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적정 무게범위 안쪽에서 근육 1kg당 추정가치 1000만원

 

 

방향성을 개발자로 잡든, 아트로 잡든 쉬어야 하는 타이밍임은 분명하다.

 

밸류에이션 이후 빠르게 결정하고 전진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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